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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에 일렁이는 그림자 - 첫장 3 덧글 0 | 조회 3,148 | 2012-02-21 00:00:00
노승머프  


영랑 처녀는 다시 몸을 돌려 뱃사람에게 물었다.


"저기유. 혹시 이 배를 탔던 한채운이란 분을 아십니까?"


"한채운이라..."


뱃사람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처녀는 다급한 마음으로 말했다.


"당나라에 물건을 팔러 간 젊은 상인인데요. 키는 오척오치에


몸은 호리호리하며 얼굴은 약간 갸름한 모습에 쌍꺼풀을 한


약간 큰 눈이 특색인디유. 잘 웃어유. 게다가 항상 염주를


가지고 다니면서 손에 차기도 하고 목에 걸기도 하는디유.


가끔은 관세음보살를 부르면서 염주를 돌리기도 해유. 혹시


기억나신감유."


"글쎄유. 잘 모르겠는디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했던 처자는 되돌아 오는


뱃사람의 무심한 말을 뒤로한 채 그래도 그나마 이 상선의


선주가 작년에도 당나라에 갔다온 분이라는 말에 위안을


삼으며 포구 객사쪽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상선이 있는 바다에서 포구의 객사는 이삼리 정도 떨어져


있었으므로 바쁜 마음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느껴졌다.


쭉뻗은 갈대밭도 넓은 갯벌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포구마을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상선의 선주는 과연 님의 행방을 알고 있을까. 설마


님에게 무슨 불상사가 일어난 것은 아닐까. 온갖 어지러운


생각에 머리를 흔들면서 처자는 포구 객사 앞에 이르렀다.


객사 사립문을 살며시 밀고 들어가자 마당 평상위에


둘러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 사내들이 처자를 쳐다보고는


자기들끼리 무어라 중얼거린다. 쭈빗거리며 가까이


다가가는데 그 중 한 사내가 주막을 향해서 주모를 부른다.


주모가 대답하면서 나오다가 사내들 옆으로 다가오는


처자를 발견하고선 가까이 다가와 쳐녀를 위아래로


흩어보며 처자에게 말을 걸었다.


"지한테 무슨 볼 일이 있는 감유."


"예. 잠깐 물어볼 말이 있는디유."


"뭔디유."


"여기 앞 바다에 떠있는 상선의 선주님이 묵고 계신가유."


"그란디유."


"그래유. 선주님 좀 만나 뵐 수 있나유."


"선주님은 지금 안계시는 디유."


"어데 가셨남유."


"현의 관헌에 가셨지유."


"그럼 언제 돌아오시남유."


"아적나절에 일찍 떠나셨으닌께 아매도 별일없으시면


저녁나절 안에 돌아오시겠지유. 근디 뭣 땜새 그런다유."


"예. 선주님께 배에 탔던 사람 소식을 물을려고 그런디유."


그러자 주모는 평상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내들을 가리키면서 이 사람들이 상선에서 일하는


뱃사람들이니 우선 이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처자에게 말하곤 사내들 쪽으로 몸을 돌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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